페이지를 늘리기 전에 문의 기록부터 열어 보기
규모가 큰 도시에서는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여러 생활권에 흩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생활권 이름을 붙인 진료 안내를 하나씩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기 쉽습니다. 이럴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새 문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최근 몇 달 동안 접수 창구와 전화로 들어온 질문을 훑어보는 일입니다.
문의 기록에서 생활권에 따라 질문이 실제로 갈리는지를 봅니다. 찾아오는 길이나 주차를 묻는 말이 많다면 필요한 것은 새 페이지가 아니라 선명한 약도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진료 내용 자체에 대한 질문이 지역마다 다르게 나온다면 그때 비로소 분리를 검토할 근거가 생깁니다.
문의 기록을 볼 때는 개인 정보를 적지 않고 질문의 종류만 표로 세어 봅니다. 위치, 주차, 예약, 준비 사항, 비용 안내처럼 몇 개의 묶음으로 나누고 한 달 단위로 비교하면 어떤 안내가 부족한지 윤곽이 드러납니다. 숫자는 대략적인 경향을 보는 용도로만 쓰고, 소수의 사례로 결론을 내리지 않습니다.
첫 번째 단계: 의료기관의 구성부터 정리하기
진료실이 한 곳뿐인 병원이라면 주소, 진료 시간, 주차장, 대중교통 정보를 한 페이지에 모아 두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문제는 이 정보가 곳곳에 흩어져 서로 다르게 적혀 있을 때 생깁니다.
반대로 지점이 여러 곳이라면 의료진과 진료 항목, 운영 시간이 지점마다 다를 수 있어 지점별 페이지가 필요합니다. 이때에도 실제로 운영하지 않는 지점을 안내에 넣거나 먼 곳의 방문객에게 특별한 결과를 내세우는 문장은 쓰지 않습니다.
이 단계에서 정한 구성은 문서로 남겨 둡니다. 어느 페이지가 어떤 질문에 답하고 누가 확인하는지가 한눈에 보이는 표 하나만 있어도, 담당자가 바뀌었을 때 안내가 중복되거나 빠지는 일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단계: 지명 대신 증상과 검사로 글을 나누기
진료 글은 지명 대신 환자가 가진 질문으로 나눕니다. 증상을 다루는 글에는 온라인 정보로 진단할 수 없다는 한계와 진료 시 알려 주면 도움이 되는 내용을 적습니다. 검사를 다루는 글에는 검사의 목적과 준비할 점을, 치료를 다루는 글에는 선택에 영향을 주는 조건과 경과를 어떻게 살피는지를 담습니다.
글의 제목에서 생활권 이름만 바꾼 여러 편을 만들면, 환자가 궁금해하는 과정은 모든 글에서 똑같이 되풀이됩니다. 읽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정보가 없고, 운영하는 쪽에는 고칠 곳만 늘어납니다.
세 번째 단계: 멀리서 오는 환자의 일정 안내
다른 생활권에서 찾아오는 환자에게는 이동보다 일정에 관한 안내가 더 쓸모 있습니다. 예약이 꼭 필요한지, 당일 검사가 가능한지, 결과를 듣기 위해 다시 방문해야 하는지는 병원의 실제 절차를 그대로 옮겨 적습니다.
이동에 걸리는 시간은 출발하는 곳과 도로 사정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몇 분이라고 못 박지 않습니다. 화상이나 전화 상담을 운영한다면 법에서 허용하는 범위가 확인된 방식만 소개하고, 그렇지 않은 방식을 가능한 듯 암시하지 않습니다.
진료 시간 표기 방식도 통일해 둡니다. 어떤 곳에는 점심시간이 적혀 있고 다른 곳에는 빠져 있으면, 방문자는 문 닫는 시간을 잘못 이해한 채 찾아올 수 있습니다. 표기 형식 하나를 정해 모든 채널에 같게 쓰는 것만으로도 오해가 줄어듭니다.
채널마다 다른 내용이 남지 않게 하기
진료를 소개한 블로그 글에서 병원 기본 정보로 넘어갔을 때 진료 범위와 시간이 다르게 적혀 있으면 독자는 어느 쪽을 믿어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휴진이나 시간 변경은 홈페이지, 블로그, 지도 정보에 같은 날 함께 고치도록 담당자와 순서를 정해 둡니다.
같은 질문이 반복된다면 먼저 안내 문구의 위치와 크기를 바꿔 봅니다. 접수 방법을 화면 위쪽으로 올리거나 약도를 더 크게 보여 주는 정도의 조정만으로 문의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일이 많습니다.
나눈다면 관리 책임도 함께 나누기
페이지 수나 특정 노출 순위를 목표로 같은 의료 내용을 복사해 늘리는 방식은 권하기 어렵습니다. 나누기로 결정했다면 각 페이지가 환자에게 서로 다른 답을 주는지, 의료광고 기준에 어긋나는 표현은 없는지, 의료진이 내용을 확인했는지를 게시 전에 점검합니다.
그리고 페이지마다 고칠 사람과 점검 시기를 함께 정합니다. 담당이 없는 페이지는 시간이 지나면 현재 진료와 맞지 않는 낡은 안내로 남기 쉽습니다. 새 페이지를 하나 만들 때 그 페이지를 책임질 사람도 같이 정한다는 원칙을 두면 관리가 한결 수월해집니다.